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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의 깊이와 공간의 분위기

망원동 쪽 클럽들이 워낙 많다 보니 사실 어디가 정말 괜찮은지 저 같은 초보는 도통 감을 잡기가 어렵네요. 그냥 이름만 대충 들어본 곳들을 하나씩 훑어보는 중인데, 사실 소문만 듣고 찾아가기엔 분위기가 너무 제각각이라 당황스러울 때가 많아요. 그래도 나름대로 음악의 깊이나 공간이 주는 압박감 같은 걸 비교해보려고 애쓰고 있거든요. 물론 저는 이 동네를 완벽하게 꿰뚫고 있는 건 아니라서 섣불리 단정 짓기는 조심스럽지만, 겉핥기식으로라도 몇 군데를 뜯어보면 확실히 결이 다르다는 건 느껴지더라고요.

어떤 곳은 너무 화려해서 도리어 음악에 집중하기가 힘들고, 또 다른 곳은 지나치게 어두워서 옆 사람 얼굴도 잘 안 보일 정도라니까요. 제가 생각하는 망원 클럽의 미덕은 결국 사운드 시스템이 얼마나 그 공간의 공기를 밀도 있게 채우느냐거든요. 소리가 벽을 타고 흐르다가 바닥까지 진동으로 전달될 때, 그 찰나의 순간에 느껴지는 쾌감이 중요하잖아요. 그런 의미에서 이곳들의 스피커 배치나 방음 상태를 꼼꼼히 살피는 건 꽤 의미 있는 작업이 아닐까 싶어요. 전문가분들은 다 아시겠지만 저는 그냥 감으로 느끼는 거라 수치로 따지는 건 무리겠죠.

사실 음악보다 중요한 건 사람들의 표정인 것 같아요. 다들 춤을 추러 왔지만, 그 속에서도 자기만의 리듬에 심취한 사람과 남들에게 어떻게 보일지를 더 신경 쓰는 사람들이 섞여 있잖아요. 저는 개인적으로 전자, 그러니까 자기 세상에 푹 빠진 사람들이 모인 클럽이 훨씬 좋거든요. 그런 곳은 공간 전체의 온도가 왠지 모르게 더 뜨겁고 끈적하게 느껴지기도 하고요. 이런 취향이 너무 유별난 건지 모르겠지만, 망원동 골목 안쪽 클럽들 중에는 유독 그런 독특한 에너지를 뿜어내는 장소들이 숨어 있어서 탐험하는 맛이 있어요.

점수를 매기자면 저는 사운드 퀄리티에 7점을, 분위기에 8점을 주고 싶네요. 나머지 점수는 제가 아직 채우지 못한 여백으로 남겨둘래요. 모든 것을 완벽하게 파악하고 다니는 건 재미없으니까요. 가끔은 음악이 툭툭 끊기는 지점도, 사람이 너무 많아 부대끼는 순간도 다 이 동네 클럽들이 가진 매력의 일부라고 믿고 싶어요. 남들이 정해준 인기 순위보다는 오늘 밤 내가 직접 이 공간에서 숨 쉬며 느낀 감정이 훨씬 더 정확한 기준이 될 테니까요. 조만간 또 다른 곳을 가봐야겠는데, 아직 가보지 못한 구석진 공간들이 저를 기다리고 있다는 생각만으로도 괜히 마음이 설레네요.